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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조이 영화 리뷰 삶, 공동체, 회복

mingmongreview 2026. 4. 1. 22:15

두 남자가 손 잡고 있는 사진
두 남자가 손 잡고 있는 사진

요즘 내가 버티고 있는 방식과 겹쳐 보였던 시작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건 솔직히 말하면 좀 지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큰 실수를 한 건 아니었지만, 프로젝트 하나를 맡아서 진행하다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고, 그 이후로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속으로는 계속 그때 상황이 반복해서 떠올랐습니다. 그 와중에 시티 오브 조이를 보게 됐는데, 맥스가 수술 실패 이후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이 남 이야기 같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은 아니지만, 어떤 실패가 사람을 얼마나 깊이 흔들 수 있는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심리학회에서는 직무 실패 경험이 개인의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그 영향이 오래 간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무너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시작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오히려 더 오래 끌고 간다는 것도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무게

맥스가 인도에서 겪는 상황들은 단순히 문화 차이를 넘어선 충격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낯선 환경에 던져졌을 때 인간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몇 년 전 지방 발령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서울에서만 일하다가 작은 지사로 내려갔을 때, 일하는 방식도 다르고 사람들도 달라서 적응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때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환경 전환 스트레스라고 설명합니다. 낯선 환경에 놓이면 기존의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불안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환경 변화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맥스 역시 같은 과정을 겪습니다. 다만 그 차이는, 그는 그 환경 속에서 도망치지 않고 결국 다시 역할을 찾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버티게 만든다는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강하게 남았던 건 하사리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특별히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계속 버텨냅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면서 회사에서 만났던 한 선배가 떠올랐습니다. 일이 많아도 항상 묵묵하게 처리하고, 누가 힘들어하면 먼저 다가가서 도와주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사람이 팀을 버티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조직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지지라고 설명합니다. 개인이 어려움을 겪을 때 주변 사람의 지지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회복력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미국심리학회에서도 사회적 관계가 정신적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화 속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서로를 붙잡아주는 관계가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건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삶을 다시 붙잡게 만드는 건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삶의 의미라는 것이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맥스는 대단한 깨달음을 얻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시 사람을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돌아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오면서 거창한 해결책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다시 출근하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조금씩 회복됐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행동 활성화라고 설명합니다. 우울이나 무기력 상태에서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입니다. 영국 정신건강재단에서도 일상적인 활동이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티 오브 조이는 결국 특별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이야기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됐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 버티고 있는지, 그리고 다시 붙잡아야 할 건 무엇인지 말입니다. 이런 질문을 남긴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AlzN-P_3RQ